여행&휴식(Travel&Refresh)

[속보]30대 등산초보, 설악산 울산바위 겨울새벽산행하다

like limestone 2023. 1. 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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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여행 다니면서 언덕같은 곳을 산이라고 해 놀랐다
도시와 산이 어우러져있는 우리나란 독특한 매력이 있는 땅이었구나 느꼈다
한라산과 지리산을 가보고 우리나라 3대산은 설악산 밖에 안남았구나

사실 공룡능선을 가고 싶었다
하지만 겨울 강원도는 추위와 눈이 무섭기에 초보인 나에게는 더더욱 무리였다

설악산 국립공원 홈페이지를 보고 통제되지 않은 울산바위 코스로 결정
공룡능선....여름에 가는걸로..

금요일 퇴근 후 가평휴게소에서 가평잣소고기국밥을 한그릇 말았다
토요일 새벽에 가려고 금요일에 속초에서 숙박을 하기로 했다

와우냄...
서울에서 속초가는 밤길은 도로가 텅텅이다
가로등 없는 곳에서 창문내리니 별이 너무 많아 놀랐다
역시 강원도.. 눈길 위험할까바 걱정했는데 제설이 완벽

우리 속초 숙소는 소공원에서 가까운 맘모스리조텔이다 거의 밤 12시에 도착해서 체크인

여기 바닥도 뜨끈 침대도 뜨끈해서 좋았다
속초가 추운데 들어올때마다 바닥에 누웠다 ㅋㅋ
컵라면 물도 제공하고 세탁에 건조에 서비스도 최고 .. 짐도 많은데 한 곳에서 2박하길 참 잘했다

바르셀로나 느낌나는 예쁜 가로등ㅋㅋ
이곳 속초동은 소공원으로 새벽산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이 묵어 리조텔이 많다
길이 너무 예쁜데 춥고 바람도 불고 사람도 없고 무섭다

3n년간 살면서 제일 추웠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타이즈에 핫팩에 옷 단단히 껴입고 소공원으로 출발

사실 울산바위 코스는 2시간으로 왕복 4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우린 공룡능선에 갈 준비를 해서 왔기 때문에 헤드랜턴으로 새벽산행을 해보고 싶었었다. (우리라고 쓰고 나라고 읽음)

새벽 6시부터 산행을 시작! 추워서 어두워서 무서웠지만 잊을 수 없는 최고의 경험을 했다
가지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에는 별이 빼곡했다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서 계속 하늘을 올려다 봤다

한편의 수묵화를 보는 듯 흑과 백의 설악산
올라가는길에 해가 떠서 울산바위에서 일출을 보지는 못했지만 산중턱에서 새벽녘의 멋진 산과 하늘을 봐서 인상적이었다

흔들바위에 도착 !
풍화된 돌의 핵석부분만 남았고 외국장병이 흔들바위를 굴렀다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아직도 암자 앞을 잘 지키고있었다

크고 동그란 신기한 바위 흔들바위를 보고 1시간을 더 걸으면 울산바위에 도착한다

올라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울산바위 코스는 꼭대기에서 일출을 보려고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아 해뜨고는 우리가 올라갈때 내려오는 사람들을 두,세 무리정도 마주쳤었다

한라산과 달리 등산하면서는 거의 우리밖에 없었고 조용했다
너무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체력이 떨어지고 힘들었다 눈길이라 아이젠 한쪽만 낀 우리는 예상시간보다 더 걸려 울산바위에 갔다

거기다가 계단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밑이 다 돌이었어서 떨어질까봐 무서웠고 핸드폰을 꺼낼수도 없었다

울산바위 올라가는 길에 볼수있는 설악산 모습
와...거대한 산맥이 웅장하고 눈으로 덮여있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
이 설산을 보려고 등산객들이 한파에도 힘들게 산에 오르는 구나 싶었다

울산바위에 도착! 제일높은 꼭대기에서 설악산을 보니 올라오길 잘했다란 생각이 든다
비록 950m 높이밖에 되지 않지만 초보에겐 힘들었다.. 울산바위를 내려다 봤을때의 쾌감과 설악산 산줄기들을 360도로 느꼈을 때의 압도감
겨울 설악산 매력있다

울산바위 꼭대기에서는 바람이 정말 세차게 분다
체온이 떨어져서 손끝발끝이 아려왔고 컵라면만 먹고 후다닥 내려가야할 정도로 추웠다
살기위해서 내려왔다 진짜... 장갑 잠깐 벗었는데 바람 불어서 날아가고 정신못차릴 정도로 추웠다ㅜ

동해록 속초시내도 보인다 청초호로 보이는 호수도 보인다
이곳에서 일출을 보면 정말 멋졌을것같다
너무 추워서 잠깐 봤는데 지금 생각하니 좀 아쉽다

내려오는 길에 내 아이젠도 부러졌다
엉덩이로 썰매타고 내려오는데 아이젠날아감..
요즘 나오는 실리콘 재질로 감싸는 아이젠 사야겠음

새벽에 봤던 안양암과 앞 다리는 낮에 보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가족들과 가볍게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이제 많이 보였다

새벽에는 못봤던 부처님 상을 해뜨고 낮밝으니 뵐수있었다
탐방로 안내가 잘 되어있어서 주변이 안보여도 쉽게 목적지까지 잘 찾아 갈 수있었던것 같다
설악산 국립공원은 겨울인데도 케이블카 체험, 등산, 템플스테이, 관광 등으로 사람이 붐볐다
겨울이 비수기라고?? 그럼 여름에는 얼마나 많이 온다는 걸까

설악산신흥사 절은 엄청컸다
여기서도 템플스테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 지도 보면서 템플스테이 도장깨기 해야지

완전히 내려와서 설악산을 보니 더 뿌듯했다
새벽에 별보면서 산 타고 울산바위에서 장갑날리면서 컵라면 먹고 엉덩이와 두발로 눈길하산을 무사히 했다니.. 멋진 인생이었다

아주 뜻깊은 오전을 보낸 자들의 나른한 오후..
6시에 올라가서 11시에 내려왔으니 5시간 정도 걸렸다
땀나고 넘어져서 더러워진 옷을 세탁하면서 숙소 바닥에 퍼질러져서 눈을 붙였다
내 무릎이 버텨주는 한, 설악산 겨울 산행에 계속 도전할것이다
아이젠의 중요성과 강원도 추위의 무서움을 알았으니 다음엔 반드시 공룡능선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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